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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국민과 마찰이 생길 수 있으니 국회에 진입하지 말 것.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국회에 출동한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A 소령은 혼란 속에서도 부하들에게 이같이 지시했다. 그는 국회에 진입하라는 위법·부당한 명령을 거부하고 국민과 부대원을 보호해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막는 데 기여했다. A 소령은 '헌법적 가치 수호 유공자'로 국방부장관 표창 자동차세 급여압류 을 받았다.
2일 국방부는 군인의 본분을 지켜 헌법적 가치와 민주주의를 수호해 유공자로 선정된 14명의 공적을 공개했다. 국방부는 작전 상황일지 분석, 관련 인원 면담 등을 통해 대상자를 선정했고, 지난달 23일 대상자를 발표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는 김문상 육군 대령(3사), 조성현 육군 대령(학군), 김형기 육군 소상공인 상권분석 중령(간부사관) 등 12·3 비상계엄 당시 불법 부당한 명령을 거부한 '비육사 3인방' 외에도 익명의 군 간부들이 긴박한 상황에서 국민 안전을 위해 활동한 내용이 담겼다.
수방사 1경비단 B 대위는 버스를 타고 국회에 출동했으나 무리하게 하차를 시도할 경우 국민들과의 충돌 등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상급자인 A 소령에게 우리은행 전세자금대출 상황을 보고했고, "국회에 진입 말라"는 A 소령의 명령에 따라 버스 안에서 대기하며 소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B 대위는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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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특수전사령부 1공수여단의 D 소령은 국회 본청 후문으로 진입하다 소화기를 분사하거나 음료수를 뿌리며 저지하는 국회 직원을 마주쳤다. 그는 신체적 가해를 당했으나 상관을 보좌하며 국회 직원과 부대원 간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노력했고, 대통령 표창 수상자로 선정됐다.
특전사 1공수여단 E 중사는 국회 본회의장으로 이동하던 중 일부 국민의 격한 항의와 물리력 행사로 쓰고 있던 선글라스가 파손됐다. 일부 국민이 E 중사의 장구류를 빼앗으려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그는 반격하지 않고 주변 동료들에게 "흥분하지 말고 참아라"라고 연신 독려했다고 한다.
E 중사는 순간적으로 공황에 빠진 동료에게는 "별거 아니고 금방 끝나니까 시민들 다치지 않게 하고 복귀하자"라고 위로하는 등 시종일관 물리력을 사용하지 않고 차분한 태도를 보였다. E 중사는 현장의 국민과 부대원들 간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국회 본관 진입을 시도하는 계엄군 모습. (국회사무처 제공) 2024.12.4/뉴스1


특전사 1공수여단 F 상사는 국회로 출동하면서 부대원들이 흥분하지 않도록 "시민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라", "팀원들은 모두 붙어있어라" 등의 지시를 하달했다. 그는 본회의장 앞에서 국민과 마주한 상황에선 선임자로서 화단에 올라가 부대원들에게 "밀지 말 것. 뒤로 물러나라"라고 지속적으로 지시하며 부대원들의 국민 접촉을 최소화했다. F 상사는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특전사 707특임단의 G 소령은 상급 부대로부터 국회에 출동할 부대가 가져갈 탄약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탄약 지급은 공문서가 있어야 함을 H 원사를 통해 확인했다. G 소령은 개인의 불이익을 감수하고 원칙에 따라 판단, 탄약고에 있는 탄을 지급하려면 장시간이 소요됨을 강조했다. 결국 해당 부대는 탄약 없이 국회로 출동했고, G 소령은 상황 악화를 방지한 공으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G 소령의 판단에 동조해 해당 부대가 탄약 없이 국회로 출동하는 데 기여한 H 원사는 국방부장관 표창자로 선정됐다.
H 원사는 국회로 출동한 일부 젊은 대원들이 흥분하자 이들을 진정시키고 국민과의 접촉을 최소화했다. H 원사는 상황이 해제돼 복귀를 위해 이동 중 촬영 중인 유튜버에게 "죄송합니다. 퇴출(철수) 중입니다"라며 머리 숙여 사과하는 등 현장의 국민들을 진정시키기도 했다. 그는 국방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