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을 기준으로 국내 병원에서 탈모증을 진단받은 남성 환자는 약 14만 명에 달한다. 연령대를 살펴보면 20대와 30대 환자가 44.8%로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박진휘(28·남)씨는 올해 추석 명절에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가 부담스럽다. 올해 초 취업에도 성공해 당당해질 만도 하지만, 직장 스트레스 때문인지 대학생 때부터 조금씩 조짐이 보이던 탈모 증상이 최근 눈에 띄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설 명절에도 취업 준비를 마치고 2년 만에 만난 8살 조카가 “삼촌 앞머리가 엠(M)자야”라며 놀랐고, 집안 어른들은 “결혼도 못했는데 어떡하니”라며 걱정을 한마디씩 보탰다. 최근 술자리에서도 친구들이 거나하게 취하면 탈모로 놀려 국민은행 이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기에 박씨는 장장 일주일이나 되는 이번 명절 연휴가 시작하기도 전에 걱정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박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청년 탈모 환자가 크게 늘었다. 2022년을 기준으로 국내 병원에서 탈모증을 진단받은 남성 환자는 약 14만 명에 달한다. 연령대를 살펴보면 20대와 30대 환자가 44.8%로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스파크s lt 40대와 50대 탈모 환자를 합친 비율(38.5%)을 넘어서는 수치다. 청소년기인 10대 남성 탈모 환자의 비율이 7.1%나 돼 60대와 70대를 합친 환자 비율(7.9%)과 엇비슷하다. 그간 우리 사회에서 탈모가 중년 남성의 고민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젠 20·30대 엠제트(MZ) 세대 청년 남성에서 가장 고민이 큰 질환이 됐다.
행원 직무 MZ세대서 늘어난 남성형 탈모는 가속 노화 현상?
남성형 탈모의 원인은 명확하다. 유전과 남성호르몬, 그리고 노화 현상 세 가지가 원인이다. 특히 가장 명확한 원인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의 영향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환원효소’를 만나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라는 안드로겐으로 변한다. 예금 이 DHT가 혈액 속을 돌아다니다 모낭에 결합할 때 모발 성장을 억제해 남성형 탈모를 유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성형 탈모의 원인이 변하지 않았는데도 MZ세대 환자는 왜 이렇게 늘어났을까? 남성형 탈모가 노화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최근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가속 노화’ 현상의 일종으로 볼 수 있 스마트저축은행 본인인증 다는 해석도 나왔다.
권오상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남성형 탈모는 보통 사춘기를 겪은 뒤 대략 10년 전후에 발생하기 시작한다”며 “과거 남성의 사춘기 시작 시기를 14살 정도로 봤다면, 최근에 점점 빨라져 12~13살에 사춘기를 맞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남성형 탈모가 발생하는 시기가 20대 초반까지 빨라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 교수는 “진료실에서 청년 남성 탈모 환자에 대해 역학조사를 해보면 항상 공통적으로 몇 가지 요인을 가지고 있다”며 “바로 과체중과 흡연, 폭음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들 요인은 노화 현상을 가속하는 대표적인 것이다. 특히 비만은 체내 염증 수치를 높이고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킬 뿐 아니라 과다한 지방질로 모낭 줄기세포 안에 기름이 끼어 모발 성장 기능을 떨어뜨리는 탈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따라서 권 교수는 청년층이 남성형 탈모를 예방하기 위해 ‘어떤 것을 하면 탈모 방지에 좋을지’가 아니라 ‘탈모 예방에 좋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한다. 즉, 남성형 탈모 예방을 위해 금연과 더불어 폭음을 자제하고 알코올 섭취 총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식습관과 관련해서는 기름진 음식을 자제하며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 적절한 수준의 체중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권 교수는 “남성형 탈모의 원인 중 유전(가족력)이나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적인 노화는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가속 노화를 막는 생활 습관은 적어도 환자 본인이 실천해 탈모를 예방하고 증상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남성형 탈모는 머리카락이 빠지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남성형 탈모를 어떻게 구분하고 빨리 알아챌 수 있을까? 우선 머리카락이 ‘뭉텅’ 빠지는 것을 모든 탈모의 주요 증상으로 생각하는 오해를 바로잡아야 한다. 의학적으론 모발 주기에 따른 탈모라고 부르는데, 이는 스트레스, 영양분 부족, 항암치료 부작용 등으로 인한 ‘휴지기 탈모’ 등의 전형적인 형태일 뿐 남성형 탈모에선 전형적인 증상이 아니다.
정재홍 모원성형외과 대표원장은 “테스토스테론이 DHT라는 호르몬으로 변해 모낭의 수용체에 결합하면 모발의 연모화를 유발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정 원장은 “이는 머리카락이 점점 가늘어지고 얇아지면서 솜털처럼 변하는 과정”이라며 “탈모로 머리카락이 빠지는 건 모낭의 기능이 천천히 약화하며 모발이 완전히 솜털처럼 변한 이후의 일이다. 모낭의 미세혈관조차 끊겨 모발이 영양분을 받지 못하고 완전히 모낭에서 소멸하는 형태”라고 부연했다.
이마 부근 앞머리의 모발이 가늘어지며 헤어라인이 M자 모양으로 후퇴하는 것도 남성형 탈모의 특징적 증상이다. 남성형 탈모가 진행될수록 M자 모양이 점점 위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앞머리와 윗머리의 모발에서 느껴지는 촉감과 △옆머리와 뒤통수 부근의 모발에서 느껴지는 촉감을 비교하면 남성형 탈모 여부를 구분할 수 있다. 옆머리에 비해 앞머리의 촉감이 더욱 부드럽다면 이미 모발의 연모화가 시작돼 머리카락이 가늘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태아 시기 머리에서 두피가 성장하는 위치가 다르다”며 “이마에서 위로 올라오며 자라는 두피와 뒤통수와 목덜미에서 자라 올라오는 두피가 각각 성장하다 합쳐진다. 이것이 이마와 정수리에서 남성형 탈모가 아무리 많이 진행되더라도 뒤통수 머리카락은 끝까지 남아 있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또한 양쪽 귀의 위쪽 끝을 이은 수직선에서 헤어라인이 3㎝ 이내로 가까이 근접하면 남성형 탈모 증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다만, 애초에 이마가 넓은 사람들은 이를 확인할 때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앞머리의 헤어라인은 태아 시기에 결정되는데 일정 부분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며 “이마가 넓은 만큼 선천적으로 남성형 탈모의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이기에 남성형 탈모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남성형 탈모는 한번 진행하면 되돌릴 수 없기에 전문 치료를 빠르게 받을수록 좋다고 입을 모아 조언한다. 현재 남성형 탈모의 원인을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전문 약제는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 두 종류뿐이다. 최소 6개월 이상 복용이 권고되며 장기 복용에 대한 충분한 안전성도 확인됐다. 신정원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치료제를 통해 남성형 탈모의 주범이 되는 DHT의 생성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이 충분한 근거와 안전성을 확보한 기본적인 치료이므로, 근거가 다소 부족한 보조 제품을 무리하게 우선적으로 사용할 필요는 없다”며 “성기능 장애나 여성형 유방, 두통 등의 부작용이 드물게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 경미하거나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고(일과성) 약물 복용을 중단해야 할 경우는 100명 중 한두 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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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jhcho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