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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들어서며 있는 10년 의 결국 알록달록작곡가 김희갑과 작사가 양인자 부부가 2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바람이 전하는 말'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11월 5일 개봉을 앞둔 다큐멘터리 영화 ‘바람이 전하는 말’(허욱·양희 공동 연출)은 작곡가 김희갑의 음악 인생을 그리면서 그의 히트곡들에 대한 수많은 찬사를 비춘다. 그중 ‘대중음악계를 깜짝 놀라게 만든 천재곡’으로 가장 많이 꼽힌 건 단연 조용필이 부른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정지용의 시에 가곡 선율을 붙인 ‘향수’. 영화 속 김희갑(89)은 특히 아내 양인자가 가사를 붙여준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이렇게 말한다. “(본래) 드라마 작가인 집사람이 노랫말에서라도 충분히 솔로몬신용정보 이야기할 장소를 달라고. 그래서 ‘하고 싶은 얘기 다 하라’며 쓴 노래에요.”
지난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영화의 첫 시사회 직후 김희갑·양인자(80) 부부와 양희 감독을 직접 만났다. 세 사람 인연의 시작은 ‘오래된 동네 이웃 주민’ 사이. 양희 감독이 남편인 허욱 감독과 함께 김희갑·양인자 부부를 지난 10년간 찍어온 영상 보험회사 전세자금대출 들이 영화의 100분에 담겼다. 1965년 그룹 키보이스 프로듀서로 출발, 이후 60년간 3000여 곡을 배출한 김희갑이 직접 작곡 일화들을 회고하는 장면도 흥미롭지만 그가 80대에도 양인자와 꼭 손을 잡고 다니는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은 장면들에도 눈길이 간다.
영화에서 부부는 특히 제작 기간 중 김희갑이 뇌경색으로 쓰러졌고, 이후 9등급10등급 인지 능력과 청력을 서서히 잃고 있음을 공개했다. 실제 시사회 중 김희갑은 “(영화를) 정신없이 봤고, 가슴이 벅찼다”, “영화 많이 봐주세요”, 단 두 마디를 끝으로 입을 굳게 닫았다. 말을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질문이 안 들려서다. 본지 인터뷰 때도 그의 입과 귀가 되어준 양인자를 통해 대부분의 답이 돌아왔다. “(김희갑은) 보청기를 한사코 안 한다. 영업지원 그게 복잡한 소리가 안 들려서 오히려 평화롭고, 아무 근심 걱정도 없대”라고 설명한 양인자는 뇌경색으로 터진 실핏줄이 수많은 흰색 점처럼 찍혔던 김희갑의 뇌 MRI 사진을 이렇게 회상했다. “마치 은하수 같았어요.”



올해 초 뮤지컬 '명성황후'의 제작 30주년 행사에 함께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전화 참석했던 작사가 양인자와 작곡가 김희갑 부부. 이들이 함께 노래 작업을 한 명성황후는 한국 최초의 브로드웨이 진출작 기록을 남겼다./에이콤 제공


◇대중음악계 큰 축복 된 ‘최강 부부’
이들 부부의 관계는 영화에서 ‘김희갑 음악 세계’의 중요한 축으로 그려진다. ‘최강 작곡가와 최강 작사가’의 만남이자 ‘대중음악계 축복’으로까지 찬사받은 이 만남이 수많은 국민 애창곡을 배출했기 때문. 조용필이 부른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바람이 전하는 말’을 비롯해 ‘타타타’(김국환), ‘립스틱 짙게 바르고’(임주리), ‘알고 싶어요’(이선희), 뮤지컬 <명성황후> OST 등 많은 이가 첫 소절만 듣고도 가사를 줄줄 외는 히트곡 400여 곡이 두 사람 손끝에서 탄생했다.
부부가 자주 서로를 지칭하는 말도 “베스트 오브 베스트 파트너”. 작업 중 의견 조율에도 두 사람만의 표현 방식이 있다. 서로 작사지나 작곡지 중 마음에 안 드는 건 굳이 말로 지적하기보다 각자 서랍에 쑥 집어넣고 다신 꺼내보지 않는 것. 양인자는 “얼마 전에도 (김희갑) 서랍에서 그런 노래를 한 무더기 발견했다”면서도 “상처받을 일은 없다”고 했다. “난 음악을 몰라요. 그리고 선생님은 문학을 모르거든.”(양인자) 다만 양인자가 다른 사람 곡에 가사를 붙일 때만큼은 김희갑이 자주 이런 말과 함께 토라졌다고 했다. “내 것(곡)도 있는데.”
영화는 두 사람 협업의 본격 시작점이 된 혜은이의 노래 ‘열정’ 작업기도 상세히 다룬다. 양인자는 이 장면에서 당시 유명 작곡가였던 김희갑이 신인 작가이던 자신에게 “(작곡을) 열심히 잘 해보겠습니다”라고 건넨 말에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 속 양인자에겐 뒷이야기가 더 있었다. “이후 (김희갑이) 피자집에서 만나 작곡한 멜로디를 직접 노래해 줬는데 너무 못 부르더라고. (사람들이 다 쳐다봐서) 암담했죠. 이후 혜은이씨 목소리로 들었을 땐 너무 환상적이었고요.(웃음)”



2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바람이 전하는 말'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가수 장사익, 작사가 양인자, 작곡가 김희갑, 양희 감독. /연합뉴스


◇”우리 노래, 젊은이들 손에 마음껏 재탄생했으면”
돈이 없어 전화 줄을 대신 끼워 쳤어도 미8군에서 ‘끝내주는 기타리스트’로 처음 이름을 알렸던 과거도 김희갑 음악의 빼놓을 수 없는 정체성. 영화에선 김희갑이 인터뷰 도중 기타로 즉석 선율을 만드는 모습도 자주 등장한다. 양희 감독은 “기타를 만지작거릴 때 가장 편안해하셔서 일부러 인터뷰 때마다 기타와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양인자는 “최근 김희갑의 기억이 가끔씩 또렷하게 돌아온 순간들도 기타를 치고 싶어 하던 때와 자주 겹쳤다”고 했다.
김희갑·양인자 부부는 현재 신곡도 작업 중이다. 김희갑이 과거 써놓은 곡들에 양인자가 제목과 가사를 붙이면, 다시 김희갑이 멜로디를 구상 중이라고 했다. 김희갑의 귀는 잘 들리지 않지만, 그의 작곡 습관이 본디 “악기를 쓰지 않고도 일기 쓰듯 머릿속에 그려놓은 걸 (종이에) 쫙 써내려 갈 때”가 많고, “표절할까 봐 다른 사람은 물론 자신의 기존 곡도 잘 안 들어서” 가능한 작업 방식이다.
신곡 제목은 ‘나 80에 강을 건너가네’를 붙였다. 이를 본 김희갑의 첫마디는 “죽으러 간다는 얘기야?”였지만, 양인자는 “80에 강을 건넌다는 게 반드시 죽음을 뜻하는 건 아니야. 만일 허공에 매달린 줄을 잡고 건넌다면 현재 생의 이야기인 거지”라고 항변했다고 했다. 노래를 줄 사람도 벌써 점찍었다. 바로 ‘장사익’이다. “누가 봐도 정말 노래 잘하는 사람”이란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김희갑의 조건에 쏙 맞아서란다.
두 사람은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젊은 친구들이 우리 노래를 마음껏, 재탄생시켜 줬으면 좋겠다”는 새 소망 또한 생겼다. 양인자가 김희갑을 대신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를 가수 이승윤이 편곡한 걸 보고 우리 노래도 저런 식으로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 부러웠어요. 복잡한 절차에 얽매이지 말고 우리 노래를 마음껏 가져다 썼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