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노점상이 16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외곽 센속에 위치한 원구단지에서 차와 다과를 판매하고 있다. 원구단지 정문에는 '부동산 임대'라는 현수막이 중국어로 붙어 있다. 사진=김준석 특파원





16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외곽 센속에 위치한 원구단지의 정문. 이날 기자가 찾은 원구단지는 성인 키를 훌쩍 넘긴 담장과 철조망 및 CCTV로 둘러싸여 있다. 사진=김준석 특파원



【파이낸셜뉴스 프놈펜(캄보디아)=김준석 특파원】 "이곳은 어떤 곳인가요?"

16일 캄보디아 수도 프 대출금리상승 놈펜 외곽의 신개발 지역인 센속에 위치한 원구단지. 단지 앞 노점 상인 다섯명에게 이같이 질문하자 하나같이 순식간에 얼굴의 미소가 싹 사라지며 굳은 표정으로 "모른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 및 감금 사건이 빈발하는 프놈펜 내 주요 범죄단지인 원구단지는 근처에 걸어서 10분 거리에 한인 식당들과 한국 관련 상점들, 대형 쇼핑몰인 이온몰이 여성직업군인 위치해 그야말로 도심 속 외딴섬과 같았다. 원구단지는 태자단지, 망고단지와 더불어 3대 프놈펜 인근 '웬치(범죄단지)'로 꼽힌다. 원구단지 주변으로는 짓다만 고층 건물들과 중국어로 '임대'라고 쓰인 현수막이 여러 군데 붙어 있었다.
■곳곳에 CCTV…현지인도 바짝 긴장
이날 기자가 찾은 원구단지는 5층짜리 건물이 4개 신한은행 대출상환 동으로 이뤄져 외관으로는 아파트 단지를 연상케 했다. 성인 키를 훌쩍 넘는 담과 철조망 등으로 사실상 단지가 봉쇄됐다. 단지 정문으로 추정되는 곳에는 4대의 CCTV가 남겨져 얼마나 경비가 삼엄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원구단지 내부에는 '99금융' 등을 비롯, 단지 내 자급자족을 위한 시설들이 눈에 띄었다.
현재 원구단지는 대부분 빈 호주취업지원 모습이다. 앞서 원구단지에서 한국인을 포함해 외국인 대상 납치·감금 신고가 이어지자 지난해 말 캄보디아 당국이 일제단속에 나선 뒤 인적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기자가 사진을 찍자 일부 현지인들은 "유튜브? 비디오?"라며 말을 걸어오기도 했다. 지난 12일 한 BJ가 단지 앞에서 '한국인 석방 시위'를 한 때문으로 보였다.
■시 중소기업대출이율 아누크빌 조직들 이동 중
"한국 언론과 정부가 관심을 가지면서 시아누크빌 웬치 조직들이 더 찾기 어려운 곳이나 미얀마, 베트남, 필리핀 등 인접국가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하누크빌 교민 회장인 오창수 선교사는 1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캄보디아 사태의 핵심 진원지인 시아누크빌 내부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언론 보도 이후 구조요청이 많은 상황이지만, 시아누크빌 내 많은 범죄단체들이 발빠르게 캄보디아 정부의 단속을 피해 거점을 이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부 범죄단체는 캄보디아를 벗어나 미얀마,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인접국가로 거점 이동에 나선 것으로 현지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인 구금자들의 소재 파악이 더욱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구금자는 범죄단체 소재지가 언론을 통해 노출되면서 더욱 외진 곳으로 이동, 구출에 더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중국'복건갱' 국제 공동대응 필요"
김종호 서강대 동아연구소 부교수는 이번 캄보디아 사태를 "단순한 범죄 문제를 넘어 부패, 국가 실패,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복건갱 네트워크'의 현대적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며 "특정 지도자를 체포하거나 하나의 거점을 소탕하는 방식으로는 전체 네트워크의 생존력과 적응력을 꺾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복건갱 네트워크는 중국 푸젠성(복건성) 출신 범죄자들로, 국가의 주권이 약하고 공권력 집행이 어려운 지역을 골라 범죄자의 '안전지대'로 삼아 번성하고 있다고 정의했다.
김 교수는 복건갱 네트워크의 범죄조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들이 기생하는 부패한 권력구조와 금융 시스템을 동시에 겨냥하는 포괄적이고 국제적인 공동 대응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정부는 시아누크빌 내 코리아데스크 설치를 논의하고 캄보디아 경찰 20명, 한국 경찰 4명으로 수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예정이다. 또 공석인 대사 업무를 맡기기 위해 박일 전 주레바논 대사와 추가 인력도 이번 주 파견할 예정이다. rejune1112@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