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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도 이리저리 사납게 그러니까 모르겠을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합의가 미국 정부의 무리한 요구로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대통령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500억달러(약 486조원) 규모 대미 투자펀드 조성을 두고 미국 정부의 일방적인 요구가 계속되자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이느니 차라리 25% 관세를 부담하는 게 낫다’는 강경론이 정부 안팎에서 분출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통령실은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있었던 정상 간 합의를 바탕으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신중론이 강했지만, ‘백지수표’를 요구하는 미국의 태도가 노골화하자 ‘협상 결렬’도 불사해야 한다는 목 임직원 소리가 대통령실 안에서도 나오기 시작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7일 한겨레에 “리스크를 우리가 다 떠안으라니, 그런 억지가 어딨나. 그럴 바엔 관세 25%를 감수하는 게 차라리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상호관세 25%를 15%로 내려주는 조건으로 우리 쪽이 조성하기로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펀드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국가 간 협상이라고 부동산114 보기 어려울 만큼 일방적 부담을 압박하자 불편한 심기를 토로한 것이다. 투자 방식과 수익 배분을 놓고 진행 중인 후속 협상에서 미국은 현금을 직접 투자할 것을 요구하고, 우리 정부는 현금 직접 투자 대신 금융 보증 방식의 투자를 주장하고 있다. 수익 배분과 관련해서도 미국 쪽 요구는 투자금 회수 뒤 미국이 이익의 90%, 한국이 10%를 가져가는 방식이다. 여신금융협회 사이버연수원 외환보유고에 맞먹는 막대한 규모의 현금 투자가 국내 외환시장에 몰고 올 충격을 막기 위해 정부가 통화 스와프(원화를 맡기고 달러를 빌려올 수 있는 계약)를 요청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미국 쪽은 부정적이라고 한다. ‘강경론’은 최근 정부 곳곳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5500억달러 대미 투자펀드를 조성하기로 하고 관세를 15%로 낮춘 ‘일본 모델’을 따를 수 아이폰4갈아타기 없다는 것이다. 일본은 투자의 재량권을 미국 정부에 넘기고 초과수익 90%를 미국이 가져가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미 대통령실은 “저희는 절대 그런 문안으로는 사인을 할 수가 없다”(김용범 정책실장)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4일 현대차-엘지(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체포·구금 사태도 우리 김대영법률사무소 정부에는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 됐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최근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국력이 약해 미국 정부에 일방적으로 압박당하는 상황에 대해 자주 갑갑함을 털어놓는다고 한다. 이런 대통령실 분위기는 정부 각료들 발언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미국 조지아주 구금 사태와 관련해 “과거 많은 동맹·우방과 상당히 좋은 협력을 해오던 그런 미국이 아니라는 것을 요즘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외교 수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강한 메시지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을 상대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합리성과 거리가 멀다. (미국이 요구하는) 3500억달러에 비하면 25% 관세는 얼마 되지 않으니 속된 말로 ‘트럼프 정부 임기 동안 그냥 가자’는 생각을 저도 개인적으로 할 때가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미국이 거칠게 합의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정부 역시 ‘협상용 강온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란 시각도 있다. 다만 강경론이 득세할 경우 협상이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정계에서도 ‘3500억달러 직접 투자 요구는 무리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우리 쪽에서 강경론이 커지면 미국의 온건하고 합리적인 목소리까지 힘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간담회에서 “총체적인 시각, 동맹의 미래라는 관점에서 서로 ‘윈윈’하는 길을 찾아가려고 한다”며 “지금의 (갈등) 과정을 거쳐 뭔가 타결점을 찾아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