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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하면서. 의 중이던 식당이 는 있고[김상목 기자]
▲ <한란> 스틸
ⓒ ㈜트리플픽쳐스
4.3 사건과 처음 만난 건 1991년 MBC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다. 여전히 서슬 시퍼런 검열이 존재하던 시절이라 '팩트' 중심 건조한 바다이야기모바일 서술에도 불구하고 무척 충격적인 인상으로 남았다.
주인공 장하림은 독립군에 투신해 작전 수행 중 제주에서 현지 주민의 도움을 받는다. 천신만고 끝에 탈출해 광복을 맞이했지만, 분단 과정에서 일어난 4.3 사건 진압차 돌아온 제주에서 은인 가족이 왜경 출신 경찰에게 희생당한 사실에 착잡하다. 학살 광풍 속에 남은 가족도 황금성슬롯 무사하지 못했다. 장하림은 그저 모든 걸 지켜볼 수밖에 없다. 독립운동을 도운 이들은 '빨갱이'로 죽임당하고, 자신을 고문하던 경찰은 영달을 누리는 시대에 그는 관찰자로 남는다.
이후 남도의 비극은 영화로 드문드문 다뤄지지만 대개 다큐멘터리에 한정된다. 오멸 감독의 <지슬> 정도가 드문 예외다. 다큐멘터리가 기록물 가치와 함께 진지한 접근 바다이야기하는법 으로 성취를 이뤘지만, 대중영화 문법 본격 작업에 목마른 건 어쩔 수 없었다.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천만 배우' 김향기 주연작이라니!
무차별 학살 속 모녀의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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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란> 스틸
ⓒ ㈜트리플픽쳐스
한 무리 사람이 산을 오른다 알라딘게임 . 토벌대가 주민을 죽인다는 소식에 피난길에 오른 것이다. 험난한 산중 생활이 염려된 아진은 6살 딸 해생을 할머니에 맡긴다. 남편 이철이 '산부대'와 함께 입산한 터라, 남편과 만나려는 일념이 앞서지만, 두고 온 딸이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간신히 산속 동굴에 도착한 아진이지만, 청천벽력이 들린다. 노인과 어린애는 괜찮겠지 했지만, 군인들이 산등성이 마을을 전부 불태웠다는 이야기다. 위험하다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어린 딸을 찾기 위해 하산을 결심한다. 절친한 친구이자 영험한 '애기 심방'인 봉순이 딸은 살아 있다고 한 예언에만 의지한 채.
한편 구사일생 생존한 해생은 엄마를 찾기 위해 길을 더듬는다. 아진은 산에서 내려오고, 해생은 정처 없이 헤맨다. 사방 위험투성이다. 토벌대는 통행증 없는 주민은 모두 부역자로 몰아 즉결처분하고, 산부대 역시 협력하지 않는 이들에 냉혹하기 그지없다. 누구도 믿을 수 없다. 심지어 주인을 잃고 떠돌이가 된 들개조차 두려워해야 한다. 한 끼 식량도 없이 생과 사를 넘나들며 엄마와 딸은 서로 애타게 찾는다. 그 와중에 학살극은 멈추지 않는다.
열광적 찬양과 배척 사이에 놓인 영화의 선택
한국 현대사의 어둠을 다루는 작품이 나올 때마다 늘 우려하곤 한다.
① 작품을 만든 이들이 세속의 유혹이나 설익은 도취에 빠지지 않고 할 말 다 하면서도 균형감을 유지하는가.
② 작품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자신만의 선입견으로 난도질하듯 재단하거나, 심지어 소재만 보고 비난 혹은 열광을 보내는가.
이 두 가지가 참 어려운 현실이다. 물론 첫 번째 경우엔 조급함과 정의감이 기묘하게 뒤섞이거나, 다루는 주제를 최대한 타이밍 맞게 공개하려다 보니 벌어지는 과잉이 주요 원인이라 이건 관객이 보고 평가하면 될 일이다. 문제는 두 번째 경우다. '답정너'로 애초 보지도 않고 '너 잘 걸렸다!' 식으로 달려들면 도리가 없다. 무차별 비난도 문제이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사실 도움은 전혀 되지 않는다. 불행히도 근래 이 문제는 한층 더 심각해지는 중이다.
4.3 배경의 <한란> 역시 이 걱정부터 시작하게 된다. 일단 영화를 보자. 아슬아슬한 순간이 등장하면 가슴이 철렁한다. 너무 일방적인 것 아닌가. 선악의 선명한 대비에 집중하다 과도한 규격화에 그치지 않을까 등의 고민이 속속 솟아난다. 그런데 용케 그런 우려를 요리조리 잘 피한다. 슬슬 영화 전개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색안경을 벗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한란> 스틸
ⓒ ㈜트리플픽쳐스
물론 이 영화는 기계적 중립을 선택하지 않는다. 명백하게 당시 군경의 과잉 진압과 미군정 당국의 상황 오판이 비극의 중핵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작품 속 군경은 악역일 수밖에 없다. 그건 이미 지난 수십 년 동안 연구하고 검증한 결과다. 그걸 꼬투리 잡고 늘어진다면 할 말이 없다. 그래도 반론이랍시고 뭐라도 계속 던지려 하겠지만, 학술적으로 논증된 내용을 부정하는 음모론까지는 굳이 공론장의 영역으로 가져와 토론할 필요가 없다. 지구가 평평하다는 주장을 아무리 반박해도 소용없듯 말이다.
양심적인 개인이나 피해를 조금이라도 막으려 노력한 군경이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건 <한란>이 주목하는 초점이 아니다. 아무리 이유를 가져다 붙여도, 학살당하는 민간인에게 이해하라고 부탁할 순 없는 노릇이다. 영화는 명백히 수난당하는 민초의 시선에서 전개된다. 당연한 접근법이기도 하지만, 부적절한 논란을 피하는 파훼법이기도 하다. 영화의 선택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남는 쟁점은 어떻게 구체적이고 뚜렷하게 폭력의 실체를 형상화하느냐 여부로 넘어간다. 텍스트로 4.3을 이해하더라도 시각 이미지로 재연되는 장면을 소화하는 건 별개 문제다. 영화는 현실판 지옥도를 묘사하지만, 선정적으로 다루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그래도 두 눈 질끈 감거나 고개를 돌려 외면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지만, 현실이 몇 곱절 더 끔찍했다는 건 감안해야 한다. 민간인 학살, 군경의 수탈과 고문이 숱하게 나오지만 직접적 표현은 가능한 절제된다. 그래도 상상만으로 경악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실제가 그랬으니까.
군경만 가해자냐? 외칠 이들에겐 분명히 8할 이상의 민간인 피해 주범은 산부대 아닌 군경 책임임을 주지할 수밖에 없다. 군경 대부분이 기능적 캐릭터로만 존재하는 게 오히려 아쉬운 지점이 된다. 왜 평범한 군인이 살인귀로 변하는가에 관한 세밀한 설정이 조금 더 있었다면 좋았으련만. (아우슈비츠 간수들처럼) 무표정한 기계적 도살자나 광기에 찬 괴물 외에 인간성이 느껴지는 캐릭터는 '문일병'과 검문소를 지키던 제주 출신 군인 일부에 그친다.
한국판 홀로코스트를 압축하다
▲ <한란> 스틸
ⓒ ㈜트리플픽쳐스
문일병은 군경 중 입체성을 드러내는 독보적 캐릭터다. 그가 속한 소부대는 나치독일이 양민학살을 위해 단일목적으로 조직한 특수임무부대 '아인자츠그루펜'을 연상케 한다. 이들은 숫자를 세어가며 민간인을 죽이고 기록해 보고한다. 기계적인 효율성과 원초적 증오가 혼재된 이들은 총알을 아끼기 위해 죽창을 들고, 어떤 동정심도 없이 남녀노소 공평(?)하게 처단한다. '빨갱이 사냥'의 쾌감과 군정의 '뒷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부대를 통솔하는 '박중사'는 학살기계의 중추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서 유능한 관료 자체이던 수용소장 회스와 달리 그는 분노와 복수심에 가득 차 있지만, 그의 과거는 설명되지 않는다. < 1987 >에서 희대의 '빌런' 치안감이 고문 와중에 자신의 이념적 투철함을 설파하는 인상적인 장면과 비교해 아쉬운 지점이다. 유일한 단서는 문일병이 가책을 달래기 위해 열심히 읊는 기도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작전임무에 참여한 건 문일병이 공산당에 대한 원한은 동일하기 때문일 테다.
박중사의 부대는 실제 역사 속 '서북청년단' 역할임을 유추할 수 있다. 북한에서 재산과 가족을 잃고 쫓겨온 이들이 사적 원한과 반공주의가 결합된 상태로 군경에 응모하고 제주도에 파견된다. 공사 구분 없이 강렬한 적개심만 남은 이들에게 제어장치가 없다면 참극은 피할 수 없다. 오히려 군경은 그런 성향을 부추기고 방관했다. 그런 시각을 제작진은 숨기지 않는다. 실제로 그 폭력성을 이용해 효율적인 진압을 꾀한 셈이다. 그들 중 일부가 제주도에 눌러앉아 유지가 되고 기득권을 형성한 건 4.3이 과거로만 그치지 않는 현실로 환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비해 산부대의 민간인 살상은 표현은 되지만, 그 비중은 덜하다. 기계적 비례로 따져도 훨씬 규모가 작았으니까. 영화가 취한 4.3에 대한 시각을 다시금 확인하는 측면인 셈이다. 외지인이 대부분인 군경에 비해 현지 주민 간의 동질감도 작용해 그들의 민폐는 부차적으로 다뤄진다. 물론 부질없는 전력 차이, 이념에 경도된 외골수 시각이 피할 수 있던 비극을 부추긴 건 굳이 부정하지 않는 시선이다.
살아남기 위한 분투가 세상의 광기에 삼켜질 때
홀로코스트 문학을 언급할 때 항상 거론되는 작가 프리모 레비는 '아우슈비츠에선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다'고 언급하곤 했다. 실제로 생존자는 극히 드물지만 존재하긴 했는데 무슨 말일까? 그는 과거의 대량학살과 나치독일의 그것은 차원이 다르다며, 그저 편견에 의해 그 많은 인명을 근대 문명의 합리성을 총동원해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공장'을 가동한 게 어떻게 인간성 상실과 끝나지 않은 PTSD로 남았는가 설명하기 위해 비유한 것이다. 작가 역시 끝내 정신적 고통을 평생 치유하지 못한 채 자살로 생을 끝내고 만다. 그는 가라앉는 아우슈비츠 호에서 영원히 탈출하지 못한 셈이다.
<한란>은 4.3의 비극을 그와 동일하게 다룬다. 복잡한 이념 대립을 초월해 억울한 죽임을 당한 민초들의 살아나기 위한 사투를 표현하는 게 영화의 목표다. 과거의 현실을 실감할 수 있도록 영화 내내 자막을 다는 수고를 감수하며 '제주어'로 대화가 이뤄진다. 김향기를 포함 대부분 배우가 특훈을 받아가며 사라져가는 고어를 숙지했다. 잔혹한 학살극은 실제 밝혀진 사실과 대중문화 유산을 이것저것 조합해 성실하게 조립한다. 관련 문학이나 영상을 자주 접한 이들이라면 쉽게 납득할 내용이다.
<한란>은 대중영화 화법을 취하지만, 역사적 비극을 다루기 위한 시대정신이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영화의 뜻밖의, 꽤나 당혹스런 결말은 바로 그런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태도가 아니면 설명하기 어렵다. 70여 년이 훌쩍 지난 현재, 여전히 강정마을과 2공항 논란이 그치지 않는 제주의 풍경과 비극을 추모하는 묘역의 환기는 그런 의도와 직통한다. 개인의 분투를 조롱하듯 짓밟는 거대하고 사악한 권능을 상기하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는 비록 의욕과 비교해 종종 헐겁거나 상투적인 순간을 자주 노출하지만, 가야 할 방향은 잃지 않는다.
<작품정보>
한란Hallan2025 한국 시대극, 드라마2025.11.26. 개봉 118분 12세 관람가감독/각본 하명미츌연 김향기 김민채, 황정남, 김원준, 최승준, 김다흰,강채영, 강명주, 장재웅 강구하최현진, 양소민특별출연 서영주제작 웬에버스튜디오, 언제라도(제주)제공 웬에버스튜디오공동제공/배급 ㈜트리플픽쳐스 [IG], [X] 기자 admin@no1reelsite.com
▲ <한란> 스틸
ⓒ ㈜트리플픽쳐스
4.3 사건과 처음 만난 건 1991년 MBC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다. 여전히 서슬 시퍼런 검열이 존재하던 시절이라 '팩트' 중심 건조한 바다이야기모바일 서술에도 불구하고 무척 충격적인 인상으로 남았다.
주인공 장하림은 독립군에 투신해 작전 수행 중 제주에서 현지 주민의 도움을 받는다. 천신만고 끝에 탈출해 광복을 맞이했지만, 분단 과정에서 일어난 4.3 사건 진압차 돌아온 제주에서 은인 가족이 왜경 출신 경찰에게 희생당한 사실에 착잡하다. 학살 광풍 속에 남은 가족도 황금성슬롯 무사하지 못했다. 장하림은 그저 모든 걸 지켜볼 수밖에 없다. 독립운동을 도운 이들은 '빨갱이'로 죽임당하고, 자신을 고문하던 경찰은 영달을 누리는 시대에 그는 관찰자로 남는다.
이후 남도의 비극은 영화로 드문드문 다뤄지지만 대개 다큐멘터리에 한정된다. 오멸 감독의 <지슬> 정도가 드문 예외다. 다큐멘터리가 기록물 가치와 함께 진지한 접근 바다이야기하는법 으로 성취를 이뤘지만, 대중영화 문법 본격 작업에 목마른 건 어쩔 수 없었다.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천만 배우' 김향기 주연작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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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란> 스틸
ⓒ ㈜트리플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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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의 어둠을 다루는 작품이 나올 때마다 늘 우려하곤 한다.
① 작품을 만든 이들이 세속의 유혹이나 설익은 도취에 빠지지 않고 할 말 다 하면서도 균형감을 유지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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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가지가 참 어려운 현실이다. 물론 첫 번째 경우엔 조급함과 정의감이 기묘하게 뒤섞이거나, 다루는 주제를 최대한 타이밍 맞게 공개하려다 보니 벌어지는 과잉이 주요 원인이라 이건 관객이 보고 평가하면 될 일이다. 문제는 두 번째 경우다. '답정너'로 애초 보지도 않고 '너 잘 걸렸다!' 식으로 달려들면 도리가 없다. 무차별 비난도 문제이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사실 도움은 전혀 되지 않는다. 불행히도 근래 이 문제는 한층 더 심각해지는 중이다.
4.3 배경의 <한란> 역시 이 걱정부터 시작하게 된다. 일단 영화를 보자. 아슬아슬한 순간이 등장하면 가슴이 철렁한다. 너무 일방적인 것 아닌가. 선악의 선명한 대비에 집중하다 과도한 규격화에 그치지 않을까 등의 고민이 속속 솟아난다. 그런데 용케 그런 우려를 요리조리 잘 피한다. 슬슬 영화 전개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색안경을 벗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한란> 스틸
ⓒ ㈜트리플픽쳐스
물론 이 영화는 기계적 중립을 선택하지 않는다. 명백하게 당시 군경의 과잉 진압과 미군정 당국의 상황 오판이 비극의 중핵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작품 속 군경은 악역일 수밖에 없다. 그건 이미 지난 수십 년 동안 연구하고 검증한 결과다. 그걸 꼬투리 잡고 늘어진다면 할 말이 없다. 그래도 반론이랍시고 뭐라도 계속 던지려 하겠지만, 학술적으로 논증된 내용을 부정하는 음모론까지는 굳이 공론장의 영역으로 가져와 토론할 필요가 없다. 지구가 평평하다는 주장을 아무리 반박해도 소용없듯 말이다.
양심적인 개인이나 피해를 조금이라도 막으려 노력한 군경이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건 <한란>이 주목하는 초점이 아니다. 아무리 이유를 가져다 붙여도, 학살당하는 민간인에게 이해하라고 부탁할 순 없는 노릇이다. 영화는 명백히 수난당하는 민초의 시선에서 전개된다. 당연한 접근법이기도 하지만, 부적절한 논란을 피하는 파훼법이기도 하다. 영화의 선택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남는 쟁점은 어떻게 구체적이고 뚜렷하게 폭력의 실체를 형상화하느냐 여부로 넘어간다. 텍스트로 4.3을 이해하더라도 시각 이미지로 재연되는 장면을 소화하는 건 별개 문제다. 영화는 현실판 지옥도를 묘사하지만, 선정적으로 다루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그래도 두 눈 질끈 감거나 고개를 돌려 외면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지만, 현실이 몇 곱절 더 끔찍했다는 건 감안해야 한다. 민간인 학살, 군경의 수탈과 고문이 숱하게 나오지만 직접적 표현은 가능한 절제된다. 그래도 상상만으로 경악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실제가 그랬으니까.
군경만 가해자냐? 외칠 이들에겐 분명히 8할 이상의 민간인 피해 주범은 산부대 아닌 군경 책임임을 주지할 수밖에 없다. 군경 대부분이 기능적 캐릭터로만 존재하는 게 오히려 아쉬운 지점이 된다. 왜 평범한 군인이 살인귀로 변하는가에 관한 세밀한 설정이 조금 더 있었다면 좋았으련만. (아우슈비츠 간수들처럼) 무표정한 기계적 도살자나 광기에 찬 괴물 외에 인간성이 느껴지는 캐릭터는 '문일병'과 검문소를 지키던 제주 출신 군인 일부에 그친다.
한국판 홀로코스트를 압축하다
▲ <한란> 스틸
ⓒ ㈜트리플픽쳐스
문일병은 군경 중 입체성을 드러내는 독보적 캐릭터다. 그가 속한 소부대는 나치독일이 양민학살을 위해 단일목적으로 조직한 특수임무부대 '아인자츠그루펜'을 연상케 한다. 이들은 숫자를 세어가며 민간인을 죽이고 기록해 보고한다. 기계적인 효율성과 원초적 증오가 혼재된 이들은 총알을 아끼기 위해 죽창을 들고, 어떤 동정심도 없이 남녀노소 공평(?)하게 처단한다. '빨갱이 사냥'의 쾌감과 군정의 '뒷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부대를 통솔하는 '박중사'는 학살기계의 중추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서 유능한 관료 자체이던 수용소장 회스와 달리 그는 분노와 복수심에 가득 차 있지만, 그의 과거는 설명되지 않는다. < 1987 >에서 희대의 '빌런' 치안감이 고문 와중에 자신의 이념적 투철함을 설파하는 인상적인 장면과 비교해 아쉬운 지점이다. 유일한 단서는 문일병이 가책을 달래기 위해 열심히 읊는 기도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작전임무에 참여한 건 문일병이 공산당에 대한 원한은 동일하기 때문일 테다.
박중사의 부대는 실제 역사 속 '서북청년단' 역할임을 유추할 수 있다. 북한에서 재산과 가족을 잃고 쫓겨온 이들이 사적 원한과 반공주의가 결합된 상태로 군경에 응모하고 제주도에 파견된다. 공사 구분 없이 강렬한 적개심만 남은 이들에게 제어장치가 없다면 참극은 피할 수 없다. 오히려 군경은 그런 성향을 부추기고 방관했다. 그런 시각을 제작진은 숨기지 않는다. 실제로 그 폭력성을 이용해 효율적인 진압을 꾀한 셈이다. 그들 중 일부가 제주도에 눌러앉아 유지가 되고 기득권을 형성한 건 4.3이 과거로만 그치지 않는 현실로 환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비해 산부대의 민간인 살상은 표현은 되지만, 그 비중은 덜하다. 기계적 비례로 따져도 훨씬 규모가 작았으니까. 영화가 취한 4.3에 대한 시각을 다시금 확인하는 측면인 셈이다. 외지인이 대부분인 군경에 비해 현지 주민 간의 동질감도 작용해 그들의 민폐는 부차적으로 다뤄진다. 물론 부질없는 전력 차이, 이념에 경도된 외골수 시각이 피할 수 있던 비극을 부추긴 건 굳이 부정하지 않는 시선이다.
살아남기 위한 분투가 세상의 광기에 삼켜질 때
홀로코스트 문학을 언급할 때 항상 거론되는 작가 프리모 레비는 '아우슈비츠에선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다'고 언급하곤 했다. 실제로 생존자는 극히 드물지만 존재하긴 했는데 무슨 말일까? 그는 과거의 대량학살과 나치독일의 그것은 차원이 다르다며, 그저 편견에 의해 그 많은 인명을 근대 문명의 합리성을 총동원해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공장'을 가동한 게 어떻게 인간성 상실과 끝나지 않은 PTSD로 남았는가 설명하기 위해 비유한 것이다. 작가 역시 끝내 정신적 고통을 평생 치유하지 못한 채 자살로 생을 끝내고 만다. 그는 가라앉는 아우슈비츠 호에서 영원히 탈출하지 못한 셈이다.
<한란>은 4.3의 비극을 그와 동일하게 다룬다. 복잡한 이념 대립을 초월해 억울한 죽임을 당한 민초들의 살아나기 위한 사투를 표현하는 게 영화의 목표다. 과거의 현실을 실감할 수 있도록 영화 내내 자막을 다는 수고를 감수하며 '제주어'로 대화가 이뤄진다. 김향기를 포함 대부분 배우가 특훈을 받아가며 사라져가는 고어를 숙지했다. 잔혹한 학살극은 실제 밝혀진 사실과 대중문화 유산을 이것저것 조합해 성실하게 조립한다. 관련 문학이나 영상을 자주 접한 이들이라면 쉽게 납득할 내용이다.
<한란>은 대중영화 화법을 취하지만, 역사적 비극을 다루기 위한 시대정신이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영화의 뜻밖의, 꽤나 당혹스런 결말은 바로 그런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태도가 아니면 설명하기 어렵다. 70여 년이 훌쩍 지난 현재, 여전히 강정마을과 2공항 논란이 그치지 않는 제주의 풍경과 비극을 추모하는 묘역의 환기는 그런 의도와 직통한다. 개인의 분투를 조롱하듯 짓밟는 거대하고 사악한 권능을 상기하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는 비록 의욕과 비교해 종종 헐겁거나 상투적인 순간을 자주 노출하지만, 가야 할 방향은 잃지 않는다.
<작품정보>
한란Hallan2025 한국 시대극, 드라마2025.11.26. 개봉 118분 12세 관람가감독/각본 하명미츌연 김향기 김민채, 황정남, 김원준, 최승준, 김다흰,강채영, 강명주, 장재웅 강구하최현진, 양소민특별출연 서영주제작 웬에버스튜디오, 언제라도(제주)제공 웬에버스튜디오공동제공/배급 ㈜트리플픽쳐스 [IG], [X] 기자 admin@no1reelsi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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