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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출판 담당 기자의 책상에는 100권이 넘는 신간이 쌓입니다. 표지와 목차, 그리고 본문을 한 장씩 넘기면서 글을 쓴 사람과, 책을 만드는 사람, 그리고 이를 읽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출판 기자가 활자로 연결된 책과 출판의 세계를 격주로 살펴봅니다.




202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헝가리 소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책들이 10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진열돼 있다. 뉴스1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헝가리 소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는 영화 애호가 사이에선 시나리오 작가로 더 유명합니다. 영화 감독 벨라미래산업 주식
타르와 20년 넘게 그의 은퇴작 '토리노의 말'을 포함해 여러 편의 영화 각본 작업을 함께했죠. 타르 감독을 거장의 반열에 올린 '사탄탱고'는 라슬로의 동명 소설인 '사탄탱고'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소설의 종말론적 세계관이 영화에도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국내에서도 요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영화가 눈에 많이 띕니다. M유비프리시젼 주식
BC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달까지 가자'는 장류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 3명의 여성 직장인이 코인 투자에 나서며 인생 역전을 꿈꾸는 과정을 그리죠.



최근 드라마·영화화한 작품의 소설 원작들. 왼쪽부터 장류진의 '달까지 가자',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액스어닝서프라이즈
', 백영옥의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도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가 원작입니다. 제지 회사에 다니던 가장이 실직하고, 재취업을 위해 경쟁자들을 하나하나 '어쩔 수 없이' 살해하는 내용이죠. 박 감독은 이 소설의 영화화를 한국저축은행 주식
"필생의 프로젝트"로 꼽았을 만큼, 작품에 매료됐다고 합니다. 최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미리 공개된 영화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도 백영옥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입니다. 각자의 실연 기념품을 교환하며 상실의 아픔을 치유해 나가는 이야기로, 배우 수지와 이진욱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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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경 작가의 '북극성' 각본집.


반대로 영상의 대본집·각본집 출간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도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북극성'을 집필한 정서경 작가의 각본집이 나왔죠. N회 독, N차 관람하듯이, 스토리가 좋다면 책으로 읽든 드라마, 영화로 보든 보고 또 봐도 재미있으니깐요. 활자와 영상이라는 각기 다른 매체가 주는 매력을 비교해가며 감상하는 것도 흥미롭고요. 독자분들은 어떤 작품을 N가지 버전으로 보고 싶으신가요? 참고로 라슬로의 작품 세계를 엿보고 싶다면, 그가 각본을 맡은 영화를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단 '사탄탱고'는 러닝타임이 7시간 30분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시길!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