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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장 온라인 예약이 안 돼 얼마나 애먹었는지 몰라요. 화면에 늘 보이던 빈자리가 안 보이니 매우 불편했어요."
29일 경기 덕양구 서울시립승화원(화장시설)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15년 차 장례지도사 이모(62)씨는 화장장 예약 시스템이 먹통이 돼 하루 종일 발을 동동 굴렀다고 했다.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발생한 정부 전산망 셧다운 여파였다. 이씨는 평소 안 쓰던 팩스로 여러 화장시설에 'SOS'를 보낸 끝에 간신히 화장 날짜를 잡았다. 이씨는 "일정이 꼬이면 어쩌나 걱정했다. 정말 운이 좋았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파트담보대출한도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화장장 예약 서비스(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접속이 제한돼 장례지도사나 유족들이 전국 화장장에 일일이 전화를 돌려 예약을 시도했다. 서울 소재 종합병원에서 만난 장례지도사 박정은씨는 "어제 하루만 50곳 가까이 전화했다"며 "화장장 예약을 못해 어쩔 수 없이 4일장을 치르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화장장 예약 시스템 관 의료비 련 서버가 전소돼 정상화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국가보훈부를 거치는 국가유공자 장례 절차도 홈페이지 접속 차단으로 차질을 빚었다. 유족들은 주민센터를 오가며 서류를 챙기고 인터넷 대신 팩스로 절차를 진행했다. 장인상을 당한 최모(55)씨는 "관계 부처에 전화를 30통씩 해서 간신히 연락됐다"며 "왜 이런 불편을 겪어야 하느냐"고 목소 복리예금은행 리를 높였다. 또 다른 국가유공자 유족인 장민기(32)씨도 "배우자 합장 신청이 인터넷으로 불가능해 전부 팩스로 처리했다"며 "국가유공자 사실확인서도 발급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평일 이른 아침부터 주민센터 발길



29일 오전 9시 40분 대구은행이율 쯤 서울 중구 황학동 주민센터를 찾은 주민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권정현 기자


서울 시내 몇몇 주민센터와 구청은 주민등록등·초본 등 민원 서류 발급 온라인 서비스 중단으로 불편을 겪은 시민들로 이른 아침부터 붐볐다. 서대문구 홍제1동 주민센터는 문을 연 지 40분 만에 주민 30여 명을 맞았다. 300만원대출이자 자녀의 어린이집 첫 등원을 위해 주민등록등본을 떼러 온 이가을(35)씨는 "대부분 온라인으로 서류를 발급받는데 출력이 안 돼 들렀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필요한 서류 발급 서비스를 못 받았을까 노심초사하기도 했다. 중구 황학동 주민센터를 찾은 회사원 김모(29)씨는 "첫 출근하는 날이라 주민등록등본과 병적증명서를 떼러 왔다"며 "정부24로 받으려다 주말 내내 안 돼 불안했다"고 토로했다. 이날부터 요일제 미적용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도 시작돼 원만히 지급받을지 염려했다는 얘기도 있었다. 소비쿠폰을 신청하러 온 오모(59)씨는 "추석을 앞두고 어머니와 식사할 돈을 제때 못 받을까 계속 걱정했다"고 전했다.

"문제 또 생길라" 불안 여전
일부 시민들은 문제가 또 생길 것을 우려해 서류를 대량으로 뽑아 두기도 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계약에 필요한 서류를 일단 한 번에 다 뽑아 놨다"며 서류 뭉치를 내보였다. 다만, 정부24 등 주요 서비스가 복구되면서 민원인들이 큰 불편을 겪진 않았다.
추석을 앞두고 '택배 대란' 우려가 컸던 우체국 배송 서비스는 모두 복구됐으나 일부 물량은 발송할 수 없어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홍제동 우체국을 찾은 권인숙(67)씨는 "시골에서 키운 과일을 손님들에게 보내주려고 했는데 신선식품은 일절 안 받는다는 안내를 받았다. 다른 택배사를 빨리 찾아야 한다"며 발을 굴렀다. 장모에게 사과를 보내지 못한 박모(61)씨도 "(전산) 복구됐다는 말을 듣고 우체국을 찾았더니 식품은 안 된다고 한다"며 답답해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배달 지연으로 상할 우려가 있는 신선식품은 접수를 안 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최현빈 기자 gonnalight@hankookilbo.com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이재명 기자 nowligh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