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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공상과학소설(SF·사이언스픽션) 분야 스타 작가 천선란(32)의 좀비물 사랑은 어린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언니와 집 거실에서 이불을 펴고 B급부터 정극까지 좀비 영화를 두루 섭렵했다. 좀비물이 선사하는 공포감과 스릴이 마냥 좋았다. 생각이 바뀐 계기는 할리우드 영화 '나는 전설이다'였다. 좀비 바이러스 창궐로 멸망해버린 세계에서 생존한 이들을 그린 작품을 본 작가는 의문이 들었다. '소중한 사람들이 좀비가 된 상황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는 과연 행복할까' 하고.
최근 좀비 아포칼립스(인류 멸망)를 배경으로 한 3부작 연작소설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를 출간한 천 작가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좀비물벽산건설 주식
을 택한 이유에 대해 "생존자도 행복할 수 없는 재난이기 때문"이라며 "좀비라는 장르는 '물리지 않고 살아남은 자는 정말 행복한가' '살아가는 것이 죽지 않으면 그만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고 밝혔다.
2019년 '무너진 다리'로 데뷔한 천 작가는 같은 해 '천 개의 파랑'으로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받으며 문단에 존재감을 알직장인주식투자
렸다. 이후에도 로봇, 외계인, 뱀파이어 등 비인간 캐릭터와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난 소수자들이 빚어내는 애틋하고 처연한 이야기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한국 SF 문학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도 출간 직후 주요 서점(교보문고·알라딘·예스24)에서 소설 부문 상위권에 올라 있다.
이번 작품에서도 주변모바일바다이야기
부를 톺아보는 천 작가의 시선은 여전하다. 1부는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출신 커플이 지구의 대안 행성(에르사)으로 탈출을 시도하다 남자가 좀비가 된 채 생존에 적합하지 않은 행성(카르노)에 불시착하는 이야기다. 2부는 식물인간 어머니를 둔 소녀와 자폐아를 키우는 워킹맘의 생존기다. 3부는 좀비가 된 채 폐허가 된 지구에 남겨진 동성애 커플의 이야기다. 알라딘바로가기
좀비 바이러스라는 대재앙이 찾아오기 전에도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난 이들. '멸망' 속에 내몰려 남겨진 이들의 삶의 의지는 강인해지고 애틋해진다. 사회적 소외와 압력에서 자유로워진 '아무도 오지 않는 곳'이라서다. "삶 자체가 생존이었고, 살아남기 위해 방법을 모색했던 인물들이 재난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살아남을 거라 생각했어요. 삶이 재난이었던 만큼이요게임빌 주식
."
그들이 무너지지 않은 이유는 '기억'이다. 재앙이 모든 것을 융해해버려도, 사소한 일상의 기억은 굵은 입자로 추출된다. 함께 먹었던 붕어빵, 퍼붓던 잔소리, 선명한 옆구리의 상처. 좀비로 변해버린 연인을 바라보며 무너지는 마음을 붙드는 와중에도, 생존자의 기억은 분명하게 '애정'의 매개로 소환된다. 좀비로 변해버린 이도 소중했던 상대를 공격하지 않는다. 생존자들이 삶의 의지를 놓아버리지 않는 이유다. 작가가 비인간과 인간의 경계를 허물어내고 미래를 꿈꾸게 하는 장치로 '기억'을 불러낸 이유는 무엇일까.
"좀비라는 존재나 상황이 너무 일상을 벗어낫기 때문에 환상처럼 다가오잖아요. 나랑 동떨어진 이야기 같고요. 그래서 우리 주변에 있는 소소한 소재들을 (기억으로) 가지고 왔어요. 그리고 언제나 저는 소박함이, 유지되는 일상이 우리를 구원한다고 믿어요."
[최현재 기자]